꽃피는 봄이 오면 어김없이 찾아오는 피로, 춘곤증

사무직으로 근무하는 회사원 A씨(남,44세)는 최근 점심식사 후 쏟아지는 잠 때문에 업무에 집중하기가 어려웠다. 급기야 졸음 때문에 중요한 미팅 약속에 늦어 곤란해지는 상황까지 벌어졌다.

 

완연한 봄기운에 알록달록 꽃들이 개화하기 시작하고 한 낮의 기온이 20도에 육박하면서 따뜻한 햇살과 함께 어김없이 찾아온 것이 춘곤증이다. 춘곤증은 이름 그대로 봄철에 기운이 없고 나른한 피로감을 느끼는 일시적인 증상으로 원인에 대해 과학적으로 밝혀지지 않았으나 추운 겨울을 보내면서 움츠려있던 우리의 몸이 따뜻한 봄을 맞이하는 과정에서 중추신경 등의 자극으로 나타나는 일종의 피로라고 할 수 있다.

 

봄이 되면 점차 밤이 짧아지고 낮이 길어지며 기온이 오르는 과정에서 피부 온도도 올라 근육이 이완되어 나른함을 느끼며 야외 활동이 늘어나 비타민, 무기질, 단백질 등 각종 영양소 소모가 증가하는 데 이를 충분히 채우지 못하면 영양 불균형으로 나타날 수 있다.

 

춘곤증의 대표적 증상으로는 피로감, 졸음, 소화불량, 식욕부진, 무기력, 현기증, 불면증 등이며 보통 1∼3주가 지나면 자연스럽게 없어진다. 춘곤증을 이겨내기 위해서는 상대적으로 왕성해진 신진대사를 통해 비타민 요구량이 증가하는 시기인 만큼 신선한 채소나 과일 등을 통해 충분히 영양공급을 하도록 하며 가벼운 산책이나 체조 등 본인에게 맞는 운동을 규칙적으로 하는 것이 좋다.

 

만약 피곤하고 졸린다면 낮잠을 20분 정도 짧게 자는 것은 좋으나 너무 길게 자는 경우 밤에 잠에 들기 어려워 다음날 일상생활에 지장을 주기 때문에 피하도록 한다. 수면 시간이 다르더라도 기상 시간은 일정하게 유지하는 것이 좋으며 숙면에 방해되는 높은 실내 온도, 빛, 소음은 최소화하며 잠들기 전 카페인, 담배, 술, 과식 등은 삼가야 한다.

 

대동병원 건강검진센터 황혜림 과장(가정의학과 전문의)은 “춘곤증은 일정 기간이 지나면 자연스럽게 없어지지만 증상이 계속되거나 일상생활에 지장을 줄 정도로 심해지면 다른 질환일 수 있으므로 건강 상태를 유심히 관찰해야 한다”며, “당뇨병과 간, 갑상선 질환, 빈혈, 류마티스, 만성 스트레스, 불면증 등은 춘곤증과 유사한 증상을 보이는 경우가 있으므로 증상이 길어지거나 심해진다면 가까운 의료기관을 찾아 진단을 받아 보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